재벌총수들, 日보복 文에 “우리 문제, 자본이 늙어가”
재벌총수들, 日보복 文에 “우리 문제, 자본이 늙어가”
대통령-총수 간담회 “일본 민간차원 설득하겠다… 러시아 독일 협력 필요” 글로벌 공급망 붕괴 우려

일본의 수출 보복조치로 피해가 예상되는 대기업 총수들이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이번 조치가 양국에 도움이 안된다는 걸 민간차원에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 경제의 문제는 자본이 늙어가고 안정적인 곳에만 투자해온 점을 들며 부품소재 산업에도 투자하도록 금융규제를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2시30분까지 두 시간 동안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삼성, LG, 현대, SK,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총 등 경제계 주요 인사 34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어 일본의 수출규제 보복 조치에 의견을 나눴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기업인들이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 장단기 조치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중장기적으로 이번 조치가 양국 간 경제 협력 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민간 차원에서도 총력을 다해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 대변인은 기업인들이 “제조업을 뒷받침할 기초산업이 탄탄해야 한다며 납품업체와 협력 강화로 해당 산업의 뿌리를 내리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고 대변인에 따르면, 기업인들은 조달망 다각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려고, 화학 분야에 강한 러시아, 독일과 협력 확대를 검토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단기간 내 국내 부품·소재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전략부품 산업의 M&A를 적극 검토할 필요성도 제시됐다. 특히 고 대변인은 기업인들이 “자본이 늙어가는 게 한국 경제의 문제점 중 하나”라며 “돈이 너무 안정적인 분야에만 몰리고 부품, 소재 등 위험이 큰 분야로는 가지 않는다.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고 대변인은 대부분의 기업인들이 정부와 기업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대처해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최대한 정부가 뒷받침할 테니 대외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주요 기업 간 공동기술 개발, 대․중소기업 간 부품기술 국산화 협력 확대 등을 통해 한국 경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로 삼아 달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2시30분까지 두 시간 동안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삼성, LG, 현대, SK,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총 등 경제계 주요 인사 34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2시30분까지 두 시간 동안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삼성, LG, 현대, SK,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총 등 경제계 주요 인사 34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 관계자는 기업인 A가 “소재 부품 국산화와 관련해 장비쪽보다 소재 부품쪽 국산화율이 낮다. 이쪽의 소재 부품은 최고급품이기에 소재부품 국산화에는 긴 호흡을 가진 정부 지원과 기업 노력이 있어야겠다”고 했고, 기업인 B는 “국내의 소재와 관련한 생태계를 조성해 그 분야 경쟁력을 높여나가려고 한다, 양국간 대화로 문제를 풀도록 기업간에도 대화의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른 기업인 C는 1년 반 쯤 전에 소재 관련 세계최초 국내양산 체제를 갖춰 “노력하면 소재쪽에서 세계적 기술과 공장을 만들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처음 문제제기할 땐 △대법원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고, 신뢰가 상당히 손상됐다는 이유로 무역제한 취한다고 했다가 △뒤엔 전략물자 일부가 북한 유출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가 △오늘 보도에선 가스가 유출됐을수도 있다고 이유를 계속 바꾸면서 모호하고 근거없는 주장을 남발하고 있다. 우리 산업부 장관은 구체적 증거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태 장기화 언급은 일본이 근거를 계속 바꾸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설명해도 인식을 바꾸는데 시간이 걸리겠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이날 참석 기업인들 가운데 일부는 지금까지 글로벌 공급망이 신뢰에 기초해 이뤄졌는데 이것이 흔들릴 가능성이 생겨 우려스럽고, 공급망을 국내로 돌리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린다고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와 기업이 민관 상시 소통체제 구축을 부담스러워하는 의견은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충무실에서 주요 기업 총수 또는 CEO를 초청해 일본의 수출보복조치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충무실에서 주요 기업 총수 또는 CEO를 초청해 일본의 수출보복조치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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