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출입기자들 주말에 시승하는 이유는
자동차 출입기자들 주말에 시승하는 이유는
일부 국산차 주말시승 사적 이용 제한 없어… 기자들 “평일시승 회사선 ‘논다’ 생각”

“차량 60대에 기자 100명…김영란법 이후 ‘단체시승’ 대세” 

지난 2017년 2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초기에 한겨레에 보도된 기사 제목이다. 한겨레는 한 자동차회사가 준비한 단체시승 행사에 100명이 넘는 기자가 몰렸다고 전하면서 “지난해 10월 시행된 김영란법 영향이 크다. 업체마다 법률 저촉 시비를 피하려고 주말 시승과 개별 시승을 제한하면서 단체시승 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탁금지법 시행 2년이 훌쩍 지난 지금 풍경은 어떨까. 각 자동차 회사마다 신차를 출시할 경우 단체시승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법 시행 초기엔 보기 어려웠던 주말과 개별 시승도 예전처럼 그대로 이뤄지고 있다. 다만 기업과 출입기자들이 문제의 소지를 피하고자 시승차 무료 대여 기간을 줄인 측면은 있다. 

자동차 업계와 출입기자들에 따르면 언론사에서 시승기 기사나 영상 촬영을 위해 자동차 회사에 홍보용 시승차를 요청하면 통상 수입차는 2박3일, 국산차는 3박4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수입차의 경우 대부분 주말 시승차 이용이 어려운 반면, 일부 국산차 브랜드는 주말 대여가 가능하다. 금요일에 빌리면 월요일에 반납하는 식이다. 

▲ 지난 2017년 2월20일자 한겨레 경제면 갈무리.
▲ 지난 2017년 2월20일자 한겨레 경제면 갈무리.

단순히 통상적인 렌트비 차이로 보기엔 국산 소형차도 2박3일 이상 대여하면 10만원이 넘어간다. 게다가 시승차는 유류비도 기본 제공 연료를 모두 소진하지 않은 한 자부담이 없기 때문에 시승차 대여 기자들의 혜택은 더 큰 셈이다. 

하지만 청탁금지법을 엄격히 적용한다면 시승차 대여도 ‘유·무형의 경제적 이익’으로서 금품 등에 해당해 원활한 직무수행 목적이더라도 가액 범위는 5만원을 초과해선 안 된다. 다만, 국민권위원회는 시승차를 요청한 언론사에 차별 없이 이용 기회를 제공한다는 조건에서 “제공 절차, 시승 기간, 비용 부담 등은 합리적인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권익위가 권고한 ‘합리적인 범위’를 각 사가 자율적으로 해석해 기준이 일관되지 않고, 구체적인 제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한 국산차 회사 관계자는 “우리도 권익위에 시승차 제공에 대해 문의했고 거기에 맞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승차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주말 사적 이용이나 시승차 대여 후 관련 콘텐츠가 나오지 않았을 경우 지원을 제한하는 기준은 없었다.

이 관계자는 “월간지나 전문지 등은 스튜디오, 장거리 촬영이 필요해서 더 오래 빌리는 경우가 있고, 매체에 따라 평일 시승을 부정적으로 인식해 못하게 하는 곳도 있어 우리 입장에선 그런 부분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다”면서 시승차 대여 후 콘텐츠를 내지 않는 경우에 대해선 “콘텐츠를 생성하기 위한 요청 시승차는 (기자를) 신뢰하고 지원하기 때문에 (지원 제한 기준은) 생각해보진 않았다“고 말했다. 

▲ 지난 4월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광장에서 열린 한 수입차 회사 시승행사를 위해 시승 차량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 지난 4월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광장에서 열린 한 수입차 회사 시승행사를 위해 시승 차량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반면 수입차의 경우 국산차 회사들보다는 주말 시승이 안 되는 등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우리가 권익위에 유권해석을 요청해 받은 결과 기본적으로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한 주말 시승은 안 된다고 나와 있다”며 “회원사들이 이를 준용해서 각 사의 특수성에 따라 내부 판단에 따라 검토해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자동차업계 출입기자는 “예전엔 일주일 이상도 빌려줬다는데 지금은 확실히 짧아진 건 맞고 시승차여도 사고 보험료와 통행료, 과태료 등을 자부담하는 등 엄격한 부분도 있다”면서 “기사나 콘텐츠 관련해서 따로 (서면 계약을) 쓰는 건 없고 구두도 언제 출고되는지 물어보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출입기자는 “평일에 시승차를 타기 어려운 매체는 내부에서 시승기 콘텐츠를 놀면서 보도자료만 보고 쓴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라며 “대신 주말에 시승차를 빌리면 일을 하는지 그걸 타고 놀러 다니는지 크게 관심 안 가진다. 특히 주말에 빌리고 시승기를 안 쓰면 문제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김영란법 시행 3년 보낸 기자들에게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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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8-07 13:56:03
문제는 권익위가 권고한 ‘합리적인 범위’를 각 사가 자율적으로 해석해 기준이 일관되지 않고, 구체적인 제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한 국산차 회사 관계자는 “우리도 권익위에 시승차 제공에 대해 문의했고 거기에 맞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승차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주말 사적 이용이나 시승차 대여 후 관련 콘텐츠가 나오지 않았을 경우 지원을 제한하는 기준은 없었다. <<< 권익위가 좀 더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물론 너무 제한만 하지 말고, 문제가 자주 있는 부분만 보완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