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학생들을 아직도 만만하게 본다?”
“학교, 학생들을 아직도 만만하게 본다?”
[이주의 미오픽] ‘스쿨미투 아직 끝나지 않았다’ 10차례 연속보도한 스브스뉴스팀 “미투 운동에서도 소외된 스쿨미투 운동, 목소리 들어주고 싶었다”

“현상이나 제도는 한번에 바꿀 수 없다. 다른 언론에서 스쿨미투 보도를 했고 이어서 스브스뉴스가 장기간 보도했다. 이후 다른 언론이 이어받아 꾸준히 보도해 스쿨미투가 계속된다면 ‘학생들에게 감히? 학생들에게 한번 잘못하면 큰일 나’ 이런 정도의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 주목해줬으면 좋겠다”

‘스쿨미투 아직 끝나지 않았다’를 연속보도한 스브스뉴스 캠페인파트너스팀인 조기호 기자, 이아리따·김혜지·구민경 PD 등 4명이 말했다.

▲ 스브스뉴스 캠페인파트너스팀(왼쪽부터 이아리따 PD, 구민경 PD, 김혜지PD, 조기호 기자)이 지난 5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박서연 기자
▲ 스브스뉴스 캠페인파트너스팀(왼쪽부터 이아리따 PD, 구민경 PD, 김혜지PD, 조기호 기자)이 지난 5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박서연 기자

스브스뉴스는 매년 ‘공익캠페인’을 진행한다. 지난해 4월 서울 노원구 용화여자고등학교에서 ‘스쿨미투’가 시작됐다. ‘스쿨미투’가 터진 직후엔 여러 언론에서 관심을 가졌지만, 꾸준하게 후속 보도하는 언론은 많지 않았다. 스브스뉴스는 이번 캠페인 주제를 ‘스쿨미투’로 결정했다. 왜 이 아이템을 선정했을까.

이들은 ‘스쿨미투가 성인미투보다 소외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호 기자는 “미투운동 파급 효과는 여전히 크다. 하지만 스쿨미투가 나온 지 1년이 지난 지금 학교 측 움직임은 더디다”며 “성인보다 청소년은 사회적 약자”라고 말했다. 김혜지 PD도 “성인 미투는 계속 이야기할 수 있는데, 학교는 지나가는 곳이라 공론화해도 금방 힘을 잃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 스브스뉴스 ‘학교 성폭력 12명의 고발’
▲ 스브스뉴스 ‘학교 성폭력 12명의 고발’

실제로 용화여고에서 징계받은 18명의 교사 중 15명은 올해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1년 새 졸업한 학생들도 있지만, 아직 졸업하지 않은 학생들이 더 많았다. 신입생으로 들어온 학생들은 어떤 사람이 가해 교사였는지 정보를 알기 어렵다. 김혜지 PD는 “조사위원회에 가해 교사가 조사위원으로 들어가는 일 등이 뉴스에서 연일 나오는 걸 보면서 스쿨미투는 끝나지 않았다고 더욱 절실히 느낀다”고 말했다.

가장 반향이 있었던 회차는 ‘학교 성폭력 12명의 고발’이다. 10대부터 70대까지 여러 연령층 이야기를 들었다. 동급생에게 성추행당한 장애 여성, 동성 성추행을 당한 남성 등 피해 사실은 다양했다. 이들은 피해 사실을 증언하는 인터뷰이들을 배려하기 위해 스태프를 최소화했다. 촬영현장에 피디 1명씩만 들어가 그들과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취재했다.

인터뷰하면서 PD들은 울컥했다. 구민경 PD는 “말도 안 되게 가슴 아픈 피해 사실을 들으면 저도 울고 모두가 운다. 스튜디오가 눈물바다가 된다”고 말했다. 이아리따 PD는 “인터뷰이 중 후배가 있었다. 너무 미안했다. 이야기하면서 손을 부르르 떠는 걸 봤는데 미안하고 힘들었다.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나는 제작진이고 이걸 촬영한다는 이유로 쉽게 사과하고 싶지 않았다. 캠페인을 잘 마무리해서 같이 연대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 스브스뉴스가 기획한 시청 서울도서관 미디어 파사드. ‘미디어 파사드’란 건물벽을 스크린으로 꾸미는 것을 말한다. 이아리따 PD가 전시회에서 봤던 폴란드 작가의 아이디어를 떠올려 서울도서관에 허가를 받고 영상을 상영했다.
▲ 스브스뉴스가 기획한 시청 서울도서관 미디어 파사드. ‘미디어 파사드’란 건물벽을 스크린으로 꾸미는 것을 말한다. 이아리따 PD가 전시회에서 봤던 폴란드 작가의 아이디어를 떠올려 서울도서관에 허가를 받고 영상을 상영했다.

시의성이 지난 아이템을 다뤘기에 ‘사회적 참여’까지 끌어내고 싶었다. 단순 고발에 그치면 스쿨미투를 이어가기 역부족이라고 생각했다. 스브스뉴스는 고발을 위해 서울 시청도서관에 ‘미디어 파사드’를 했고, 1만명 캠페인 서명을 모아 교육부에 제출하고, 크라우드펀딩으로 피해자를 지원 계획을 구상했다. ‘미디어 파사드’란 건물벽을 스크린으로 꾸미는 것을 말한다. 이아리따 PD가 전시회에서 봤던 폴란드 작가의 아이디어를 떠올려 서울도서관에 허가를 받고 영상을 상영했다.

크라우드펀딩은 텀블벅에 진행했다. 당초 목표액은 500만원이었다. 하지만 10차례 연속보도로 많은 독자의 공감을 샀고 기부금 1400만원이 모였다. 이들은 전액을 스쿨미투와 관련한 곳에 쓸 계획이다.

▲ 스브스뉴스 캠페인파트너스팀. 사진=박서연 기자
▲ 스브스뉴스 캠페인파트너스팀. 사진=박서연 기자

끝으로 구민경 PD는 ‘스쿨미투’를 말할 수 있는 창구가 많아져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구 PD는 “아직도 메일로 제보가 온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스브스뉴스에 이야기한다”며 “얼마나 말할 곳이 없으면 이곳에 말하겠나. 답장을 기다리는 메일이 아니라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창구가 부족하다. 주변, 단체, 언론, 기관 등이 소외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의미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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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2019-08-12 13:00:34
SBS가 좋은 일도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