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은 조국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한국 언론은 조국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해설] 조국 사태가 언론계에 남긴 것…취재 과정 생중계, ‘유튜브 저널리즘’ 확산, ‘효능감’과 ‘정파성’ 경계에 선 언론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 35일 만에 장관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8월9일 법무부 장관으로 지명되고 67일 만이다. 장관후보자에 대한 유례없는 취재 열기와 청문회 지연, 청문회 당일 밤 초유의 법무장관 후보자 부인 기소로 불거진 정부 여당·검찰 간 대립 구도, 여기에 더해 ‘조국 수호’ 서초동 집회와 ‘조국 사퇴’ 광화문 집회 세 대결까지 많은 사건이 쉴새 없이 이어졌다. 그리고 ‘기레기’라는 경멸적 용어는 일명 ‘조국 사태’의 중심에 있었다. 거리에선 “검찰개혁 다음은 언론개혁”이란 구호가 등장했다. 조국 사태가 언론계에 남긴 것은 무엇일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월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며 기자들 앞에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월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며 기자들 앞에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취재 과정 생중계 속 취재의 ‘희화화’ 자초한 언론…취재 관행 달라져야
 
뉴스수용자들은 취재결과물뿐만 아니라 취재 과정까지 들여다보며 비평했다. 대표적인 사건이 지난 9월2일 사상 초유의 ‘무제한’ 기자간담회였다. 약 11시간 동안 100개가 넘는 질문이 쏟아졌고, 이는 고정형TV와 유튜브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간담회 방식이 조국 장관후보자에게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정작 도마에 오른 건 기자들의 답답한 질문 수준이었다. 기자간담회 도중 포털 실시간검색어 1위로 ‘한국기자질문수준’이 올랐고, 기자들의 모습과 질문내용은 실시간으로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 됐다. 뉴스수용자들이 기자의 게이트키핑과 이차적 판단에 영향을 끼쳤던 순간이었다. 

기자들은 어디든 의외의 뉴스 가치가 숨어있을 수 있다고 배웠고 사건의 세밀한 부분까지 집요하게 취재해야 한다고 배웠다. 현장 기자들은 선배들에게 배운 대로 했다. 그러나 “쓰레기통을 뒤져서라도, 짜장면 배달부를 붙잡고서라도 한 조각의 팩트라도 건져보려는 행위와 방법은 이제 대중의 감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시대”(성재호 KBS사회부장)가 되었다. 적지 않은 이들에게 기자들의 취재는 과열 보도와 인격권 침해로 비추어졌고, ‘조국 차량 자택 아파트에 주차 중’이란 TV조선 뉴스 속보와 조 장관 집 앞에서 ‘불 켜졌다’고 생중계한 채널A 보도는 취재의 희화화를 자초했다. 

뉴스수용자는 조국 장관의 A4 3장 분량 사퇴문을 카카오톡으로 돌려본 뒤 자신이 선호하는 유튜브 채널에 호응하고 언론의 논조를 비평하며 보도의 편향 또는 기계적 중립을 비판한다. 정보독점이 무너진 지금 언론의 공정성은 실체적 진실의 단일성보다 다양성을 드러내는 작업에 가까워졌다. 그러나 언론은 출입처 기반의 보도자료·속보·단독이란 기존 취재 메커니즘에 머물렀고, 이번에도 다양한 ‘미디어 시민’의 욕구를 효과적으로 담아내는 데 실패했다. 저널리즘 위기는 불공정성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됐으나 이제는 비전문성에 대한 냉소에 이르렀다.

변화는 ‘위’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권석천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지난 7월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란 제목의 칼럼에서 “이제 기자들 책임을 물어서 될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 기껏해야 150~200명 안팎의 취재인력으로 갈수록 전문화되는 세상에 대응할 수 있을까”라고 되물으며 “취재가 사치 부리는 일이 되다 보니, 서로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는 ‘질 낮은 경쟁’에 몰두한다. 국회, 검찰청, 경찰서에 기자들이 몰려들어 너나없이 같은 일을 하고 있다. ‘심경이 어떠십니까?’ ‘혐의를 인정하십니까?’ 그 시간에 흩어져 다만 며칠이라도 자신만의 취재를 한다면 좋은 기사가 나오지 않을까”라고 적었다.

이제 언론계는 출입처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미국의 출입기자는 특정 기관이 아닌, 특정 분야를 담당하는 반면 한국의 출입기자는 출입처에서 일상을 보낸다. 검찰 출입기자는 검찰에서 하루를 보내며 검찰의 일을 자기가 맡은 일의 전부로 생각한다. 기자들은 기자실이라는 커뮤니티에서 사안을 이해하고 기사 방향을 잡는 데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 이를 통해 매우 유사한 뉴스 감각과 취재방식을 공유하게 된다. 사안이 복잡하거나 민감해서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할지 잘 모를 때 이런 경향은 더 잘 나타난다. 한 묶음의, 팩 저널리즘(pack journalism)이다. 

과거부터 법조취재 중심은 검찰이었다. 법조 1진이 서울중앙지검을 맡고, 2진은 대검찰청을 맡는다. 사건이 발생하면 출국금지-압수수색-소환조사-주요혐의-기소 여부 등 수사 단계별로 ‘살라미 정보’를 취재한다. 고제규 시사IN 편집국장은 “한 사건당 전체 팩트의 10%가 검찰 수사 단계에서 드러난다. 90%는 법정 다툼 과정에서 공개된다. 그러나 한국 언론의 취재는 90%가 검찰에 쏠려 있다”고 지적하며 “일본 법조 기자 클럽에서 시작된 기자단 시스템을 유지할지 말지 이제 언론도 판단해야 한다. 방송사 등 큰 언론사부터 법조취재 중심을 법원으로 옮긴다면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쟁적인 검찰발 보도 대신, 공판 취재에 집중해야 한다. 법무부는 지난 14일 “공개소환 전면 폐지, 전문공보관 제도 도입 등 대검찰청 의견을 반영하고 관계기관의 의견 수렴을 거쳐 피의사실 공표 금지 방안을 10월 중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제 언론계도 조국 사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취재 관행은 달라져야 한다. “전지적 검찰시점”(권석천)에서 멀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론계는 부도덕하며, 존재감 없는 집단이 될 운명이다. 2018년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수용자의식조사에서 언론인에 대한 평가는 도덕성 2.83점, 사회 기여도 3.21점(5점 만점)에 그쳤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연합뉴스

레거시 VS 유튜브 저널리즘 경쟁…‘효능감’과 ‘정파성’ 경계에 선 언론 

조국 사태는 소위 ‘유튜브 저널리즘’과 레거시 저널리즘의 경쟁 구도를 드러낸 유의미한 사례로 남았다. 주요 시사 유튜브채널 구독자는 14일 현재 △신의한수 105만명 △노무현재단 99만명 △딴지방송국 65만명 △펜앤드마이크 60만명 수준이다.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는 ‘2019 뉴스미디어 리포트-유튜브저널리즘’ 보고서에서 “유튜브 뉴스의 성장으로 기존 뉴스 사업자들은 유튜브와의 플랫폼 경쟁은 물론 유튜브 안에서의 콘텐츠 경쟁이 불가피해졌다”고 분석했다. 오늘날 유튜브는 뉴스의 유통 분화를 넘어 뉴스의 생산마저 분화시켰다. 

‘유시민의 알릴레오’와 KBS 사회부와의 공방은 ‘유튜브저널리즘’과 레거시저널리즘의 경쟁 구도를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다. 성재호 KBS사회부장은 “유튜브가 기성 언론을 대체하고 있다. 좌우 진영 모두 그렇다”고 진단하며 ‘알릴레오’를 “진영언론”으로 규정했다. 반면 지난 12일 서초동 집회에서 최민희 전 의원은 “김경록이 유시민을 찾아갔을 때 대한민국 언론은 이미 사형선고를 받았다”며 KBS를 비판했다. 성 부장과 최 전 의원 모두 지난 정부에서 언론자유를 위해 싸웠던 이들이지만 지금은 돌이킬 수 없는 간극이 앞에 있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국면에서 보수성향 시민들이 촛불집회에 나왔던 것처럼 조국 사태에서 정치적 분화가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언론과 언론인의 논조 분화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언론은 최순실 국면을 통해 죽었다 살아났던 셈인데 이후 질적으로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 교수의 진단이다. 한국 언론은 고질적인 정치 병행성 문제가 있는데, 조국 사태에서 상당수 언론은 정치구조를 반영해 자유한국당 성향 언론과 더불어민주당 성향 언론만 남아 사실을 두고 다투었고, 그 결과 저널리즘적 한계가 불가피했다는 의미다. 

이준웅 교수는 “오늘날 비판적 담론공중은 진보·보수 할 것 없이 확대됐다. 유튜브 채널에 수십만 명이 접속하고 SNS를 통해 (내용을) 확산시키고 있다. 한국 민주주의의 역량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시민들의 정치적 역량은 강화되었으나 비판적 담론공중이 사용하는 담론의 재료가 고품질이 아니”라며 “고품질의 담론을 언론이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준희 한양대 신문방송대학 겸임교수는 지난 13일 KBS ‘저널리즘토크쇼J’에서 ‘알릴레오’나 ‘다스뵈이다’ 같은 비전통적 언론이 만들어낸 정보가 뉴스수용자들에게 확신을 주고 있다며 “(서초동 집회의) 언론개혁은 나에게 대안적 정보를 주지 못했던 기성 언론의 구조 개혁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쟁점은 ‘대안적 정보’의 지향점이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일 JTBC가 마련한 긴급토론에서 “진영논리가 왜 나쁘냐”고 반문하면서 “손석희 앵커만 진영논리를 안 따르시면 돼요”라고 말했다. 누군가에겐 그 말이 역설적으로 “우리 진영을 도와달라”는 공개압박, 또는 공개 구애로 비쳤을 법했다. 이번 사태에서 대다수 언론인은 ‘양자택일’을 요구받았다. 선택지는 광화문 집회, 서초동 집회 둘 뿐이었다. 

진영 언론, 진영 언론인에게 남는 것은 ‘카타르시스 커뮤니케이션’ 뿐이다. 언론인들은 이에 대한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유튜브 저널리즘의 강점인 ‘효능감’도 포기해선 안 된다. 이슈의 이면과 맥락을 파악하면서 공감하는 ‘교감자 동기’는 점점 뉴스 소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처럼 조국 사태는 언론이 ‘효능감’과 ‘정파성’의 경계 앞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하는 현실을 드러냈다. 

이번 사태에서 꼭 돌이켜봐야 할 지점은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한국 사회에 뿌리박힌 도구주의적 언론관이다. 한국에서 저널리즘은 언제나 그 자체로 어떤 목적과 의미를 갖기보다 당대의 시대적 과업을 수행하는데 활용되는 도구였다. 이번 사태에서도 도구주의적 언론관이 저널리즘을 흔들지는 않았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조 장관 사퇴 직후 이어진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조국 사태를 두고 “언론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며 “언론 스스로 신뢰받는 언론을 위해 자기 개혁의 노력을 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했다. ‘검찰개혁 다음은 언론개혁’이라는 행간이 읽히는 대목이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는 15일 사설에서 “정권의 응원단인 KBS와 한겨레신문조차 조국 문제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고 일선 기자들이 반발하고 있다”며 “성찰은 문 대통령이 해야지 왜 기자들이 해야 하나”라고 주장했다. ‘조국 사태’는 마침표를 찍었지만, 남겨진 숙제는 간단치 않다.

※참고문헌=‘저널리즘의 지형’(박재영 등 공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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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2019-10-17 15:27:51
이번엔 해설?? 미오는 조국사퇴가 아쉽고 분하구나!!!

사기 2019-10-17 00:28:49
중3수준 한국인 들쥐들을 중2수준으로 만드는 바보상자가 조중동문 참으러 처죽여야될 사악한 무리들의 집단

북벽 2019-10-16 22:58:07
미디어오늘-주진우-유시민-김어준의 쓰레기 언론/채널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