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라이더 노동자성 인정에 한국경제 “인건비 폭탄”
요기요라이더 노동자성 인정에 한국경제 “인건비 폭탄”
한국경제, 핵심은 사측 지휘·감독인데 ‘시급제면 노동자냐’ 노동청 비판… 업계 입만 빌려 “지휘·감독 안해”

배달대행업체 ‘요기요’와 개인사업자로 계약을 맺고 일해온 라이더들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라는 고용노동부 판단이 처음으로 나왔다.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에 사회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라 주목 받는 가운데, 한국경제가 노동부의 판단 초점을 왜곡해 비판하는 보도를 냈다.

배달대행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5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북부지청이 요기요 라이더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체불임금 진정에서 이들을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지난달 28일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튿날 경향신문·매일경제·조선일보 등 다수 일간지가 이 소식을 지면에 전했다. 

한국경제는 이날 1면에 ‘“배달대행기사, 사업자 아닌 근로자” 플랫폼 기업들 ‘인건비 폭탄’ 우려’ 보도를 냈다. 한국경제는 “플랫폼 기반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며 “플랫폼 업계는 ‘시급을 받으면 근로자’라는 인식이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부의 주요 판단 기준이 ‘시급제’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문은 “고정급으로 오해가 있었지만 계약서에선 분명 개인사업자로 계약한 것”이라는 요기요 관계자 말도 전했다. 

▲6일 한국경제 1면 갈무리.
▲6일 한국경제 1면 갈무리.
▲6일 한국경제 2면 갈무리(종판).  “싫으면 콜 안 받으면 그만인데” 소제목은 현재 “싫으면 콜 안 받으면 그만인데”로 수정됐다.
▲6일 한국경제 2면 갈무리(종판). 소제목 “싫으면 콜 안 받으면 그만인데”는 현재 “고용관계로 보는 것은 무리”로 수정됐다.

실상 노동청 판단의 핵심은 ‘시급제’보다 사측의 철저한 지휘감독이다. 요기요 라이더들은 진정에서 △회사가 정해진 장소에 출퇴근 의무를 부여한 점 △점심시간까지 일일이 체크한 점 △타 지역 파견 등 업무지시를 한 점 △일방 업무배치를 받은 점 등을 들었다. 사측은 “위탁계약을 맺었고 지휘 감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동청은 라이더 손을 들어줬다. 고정급제가 노동자성 판단 기준 가운데 하나로 고려되긴 했지만, 주요 쟁점은 사측의 지휘·감독이었던 셈이다.

한국경제는 “이들이 시급제를 적용받았고, 실질 근로감독과 지휘를 받은 정황이 있어 근로자로 판단했다”는 노동청 관계자 말을 언급했지만, 해설에서 노동청 판단 취지가 “시급을 받으면 근로자”란 인식이라고 단순화해 비판했다.

한국경제는 ‘플랫폼노동자들이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다’는 업계 주장도 전했다. 신문은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배달 기사들은 콜이 들어와도 일하기 싫으면 받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근무 형태를 고용관계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며 “업계에선 플랫폼 근로자들이 일반 근로자와 근본으로 다르다고 주장한다. 출퇴근 시간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시키는 일을 꼭 해야 할 의무도 없어서다”라고 썼다. 라이더와 노동청이 들었던 사측의 지휘·감독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채다.

초판 보도에 “싫으면 콜 안 받으면 그만인데”란 표현으로 소제목을 뽑았다가 라이더유니온 측 문제 제기에 수정하기도 했다.

▲라이더유니온은 6일 서울 서초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요기요에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사진=라이더유니온
▲라이더유니온은 6일 서울 서초구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요기요에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사진=라이더유니온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6일 미디어오늘에 “요기요만큼 대놓고 라이더들을 지휘·감독하는 경우는 없었다. 기자에게 전화통화와 보도자료로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했는데도 정해진 결론에 맞추기 위해 사실을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고용노동부 판단 핵심은 지휘·감독이다. 위탁계약을 맺으려면 자유롭게 두고, 지휘·감독하려면 근로계약을 맺으란 현행법에 따르라는 것이다. 라이더유니온 요구도 같다”고 했다.

배달대행 플랫폼기업들은 라이더들과 개인사업자로 계약을 맺고서 이들의 출퇴근과 업무시간 등을 통제한 사실이 속속 확인됐다. 배민라이더스는 라이더가 지각하거나 말없이 조퇴·퇴근하면 벌금을 매기고 면담을 하는 등 근태를 관리한다. 쿠팡잇츠는 정해진 시간만큼 근무하지 않으면 벌금을 매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더유니온은 요기요 외 배달 앱에서 일하는 라이더들과 노동자 인정을 요구하는 진정을 추가 제기할 예정이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바람 2019-11-07 12:47:09
한국경제 신문의 대주주를 보라. 그럼 왜 이런 기사를 쓰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