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40% 확대’에 싸늘한 언론
‘정시 40% 확대’에 싸늘한 언론
[아침신문 솎아보기] 언론사 성향 불문 ‘일관성 없는 대입제도 개편’ 비판…조선일보, 조국 전 장관 딸 시험장 찾아가

교육부가 28일 ‘2023년부터 정시 40% 이상 확대’를 골자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으나 언론 반응은 싸늘하다. 불과 지난해 발표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을 1년도 채 안돼 뒤집는 방안이 나온 데다 정시 확대 방향으로 나아가면 되레 공교육 정상화를 저해할 것이란 우려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장기간에 걸쳐 연속성을 갖고 추진해야 할 교육 정책을 여론을 의식해 또 다시 바꾸면서 교육 현장에 혼란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나온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이 대학입시를 치르는 2023년부터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정시모집 선발 비율이 40% 이상 높아진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를 기점으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2024년부터 자기소개서·봉사활동 등 비교과영역 점수 반영이 폐지된다. 교육부는 28일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이 대상이다.

29일자 전국단위 주요 일간지들은 모두 1면에 대입제도 개편안을 전했다. 9개 신문 중 동아일보·서울신문·세계일보·중앙일보·한겨레는 그날 신문이 가장 중요한 소식을 배치하는 1면 머리기사로 대입제도 개편안을 다뤘다. 국민일보는 1면에 개편안을 발표하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함께 교육단체 중에서도 정시를 더 확대하라고 요구하는 쪽의 기자회견을 담은 사진기사로 갈음했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한겨레를 제외한 나머지는 이번 개편안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와 연관돼있다는 점을 제목에 언급했다. 다음은 9개 일간지 1면의 관련 기사 제목들이다.

경향신문: 서울 16개 대학, 2023학년도까지 정시 40%로
국민일보: 교육부 “정시 비율 40% 이상” 시민단체 “더 확대하라”
동아일보: 학종 자소서 없애고 정시 40%로 늘린다
서울신문: 조국發 ‘정시 비율 40% 확대’ 백년대계, 1년 만에 흔들렸다
세계일보: ‘조국發 정시 확대’…또 땜질 처방
조선일보: 조국 때문에 또 바뀐 대입 정책 서울 16개大 정시 40% 이상 선발
중앙일보: 조국딸이 바꾼 대입 정시 40% 이상 확대
한겨레: ‘정시 30%→40%’ 1년만에 또 바꾼 대입정책
한국일보: 조국 사태發 대입 개편…‘정시 40%’ 카드 꺼낸 정부

▲ 11월30일자 한겨레 1면.
▲ 11월29일자 한겨레 1면 기사.

교육계에서도 정시 비중 확대 방향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학종의 경우 외부 공공사정관 평가 참여와 전 과정 고교 정보 블라인드 평가 도입 등으로 공공성이 상당 부분 확보될 것이라는 평가지만, 그보다 ‘정시 확대’ 우려가 크다는 평가다. 한겨레는 4면 기사(정시 확대로 “교육 불평등 심화” 우려…학종 개선은 긍정반응)에서 “수능이 학종보다 사교육 효과가 크고, 고소득층, 서울·경기 지역, 특목고·외고·자사고 등에 더 유리하다는 것은 이미 수많은 연구 결과로 제시됐다. 이 때문에 이번 정시 비중 확대 정책으로 특목고·외고·자사고, 고소득층, 서울·경기 지역 학생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며 “특목고와 자사고, 강남 지역 일반고” 등이 혜택을 볼 것이라는 사교육업체 반응을 전했다.

정시확대 기조가 전체 대학으로 확산되고, 사실상 ‘교육특구’로의 쏠림현상이 심해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중앙일보 8면 기사(“실제론 정시 비중 50% 넘고, 강남·외고·자사고 쏠림 심해질 것”)는 “교육계에선 대학의 실질적인 정시 확대 폭은 교육부 권고 수준인 40%를 넘어 대입 정원의 절반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매년 수시 정원을 채우지 못해 정시 모집에서 추가로 뽑는 ‘이월 인원’이 생기는데, 이를 합하면 실질적인 정시 비중은 45%는 될 것이란 관측”이라며 “고입 지형도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3 학생은 다음달 치러지는 고입에서 정시 대비에 유리한 고교를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2025년 고교학점제 도입까지 폐지가 유예된 자사고·외고나 강남·목동 등 정시에 강한 명문 일반고가 많고, 사교육 인프라가 좋은 ‘교육 특구 쏠림’ 현상도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 11월29일자 중앙일보 8면 기사.
▲ 11월29일자 중앙일보 8면 기사.

현재 고1 학생들이 대입을 치르는 2022년의 경우 명확한 정시 비율이 없다는 점도 교육현장 혼란을 부르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경향신문 2면(“그래서 2022학년도엔 정시 비율 얼마냐” 혼란스러운 학생·학부모)은 “정부가 조기달성을 ‘유도’하겠다고만 밝힌 2022학년도의 경우, 정시 비율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는 고1 학부모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2025년까지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 등을 모두 폐지하겠다고 밝힌 상태에서 나온 이날 정시 확대 발표로 자사고가 다시 주목을 받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도 전했다.

서울신문 5면(여론에 휘둘려 정시 역행하는 ‘미래형 수능’)은 “지난해 대입 개편 이후 ‘현 정부 내 추가 대입 개편은 없다’는 게 교육계 지배적인 시각이었다.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따라 2028학년도 대입에 맞춰 대입제도를 대대적으로 뜯어고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점수와 등급으로 학생들을 줄 세우는 체계를 공고히 하는 이번 대입 개편안은 현 정부가 줄곧 내세웠던 ‘미래형 수능’과의 어떠한 연결고리도 찾기 힘들다. 여론에 휘둘려 원칙도 없이 교육정책 방향을 180도 뒤집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 11월29일자 경향신문 2면 기사.
▲ 11월29일자 경향신문 2면 기사.

한겨레는 학종 비판 여론의 한쪽에서 정시 확대를 추구하는 흐름이 꾸준이 이어졌다는 일각의 의심을 전했다. 지난해 공론화 이후 정시 비율 30%에 이어, 조국 사태를 계기로 또 다시 정시 확대 카드를 든 것은 정무적 판단 결과라는 추측이다. “밀실 개편에 속도전… 당·정·청 ‘기승전 정시확대’”라는 제목의 4면 기사에서 한겨레는 “김상곤 전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시절의 정책 결정 과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집권 초기부터 청와대를 중심으로 정시 확대를 요구하는 메시지가 꾸준히 있었다’고도 말했다”며 “더불어민주당 산하 교육공정성 강화를 위한 특별위원회 논의 과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교사단체 등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기회는 거의 없었다. 교육적 판단이 아니라 정무적 판단을 한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고 했다.

▲ 11월29일자 조선일보 12면 기사.
▲ 11월29일자 조선일보 12면 기사.

조선일보의 경우 기자가 조 전 장관 딸인 조민씨의 임상의학종합평가 시험 현장을 쫓아가 “조국 사태로 大入 바뀐 날, 조민은 의사되려 진급시험 쳤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조씨가 강의실에 있거나 빠져나올 때의 모습을 묘사하거나, 심경을 묻자 “지금 시험을 치는 중”이라 답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부산대 의대의 한 학생 입을 빌려 조씨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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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11-29 17:11:35
대주주(재벌/기업/종교) 언론은 노무현 때부터 이랬다. 정책을 요구하고, 막상 개혁하면 각자의 정파적 이익에 따라 비판했다. 이것이 바로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언론의 민낯이다.

dddd 2019-11-29 14:57:19
니들이 언제 현정부 하는 일에 좋은 소리 한적 있냐? 당사자인 학부모들이 원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