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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프라이데이, 국제특송 노동자들 파업하는 이유
블랙프라이데이, 국제특송 노동자들 파업하는 이유
공공운수노조 UPS코리아지부 전면파업·DHL익스프레스지부 쟁의행위 투표… 노동조건 개선·노조 인정 성실교섭 촉구

블랙프라이데이는 택배업계에선 가장 큰 대목이다. 국제특송업체는 11월 말 블랙프라이데이 직후부터 성탄절 앞뒤로 한 ‘언박싱데이’에 걸쳐 미국에서 물량이 쏟아진다. 특히 한국에선 이른바 ‘직구(직접구매)’ 물량을 소화하기 바쁘다.

블랙프라이데이인데 세계적인 국제특송업체 UPS코리아와 DHL익스프레스가 파업과 잔업거부에 들어갔다. 두 회사는 해외에서 들어온 물류를 기업과 가정에 배송한다.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UPS지부는 지난 9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DHL익스프레스지부도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두 노조는 모두 올해 만들었다. UPS는 세계 국제특송시장 1위, 국내에선 DHL과 페덱스에 이어 점유율 3위다. DHL은 국내 점유율 1위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세 업체가 미국에서 비행기로 오는 물량을 거의 모두를 소화한다.

UPS코리아 노동자들 “자의징계, 도로위 소분작업 없애고 탄력근로제‧외주화 철회”

UPS코리아 노동자 250여명은 탄력적 근로시간제 철회와 자의적 징계관행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 중이다.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이들은 달마다 출근시간이 바뀐다. 사측이 2주 단위로 탄력근로제를 적용해, 야간근무가 많아지면 시간외수당을 지급하는 대신 출근시간을 늦춘다. 노동자들은 동종사인 페덱스‧DHL와 같은 정시 출퇴근을 요구한다. 사측이 경영 상황에 따라 징계를 남발해왔다며 징계규칙 마련도 요구하고 있다. 신만기 UPS코리아지부장은 “부산센터 한 노동자가 올초 법규를 위반한 차량에 받혔는데, 과실 0%라는 보험사 판단에도 급여가 깎이는 조치를 당했다. 사업장 내 사고 건수가 많아질수록 이런 말도 안 되는 징계가 많아진다”고 했다.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UPS지부는 지난 9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전면파업 중이다. 사진=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UPS지부는 지난 9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전면파업 중이다. 사진=공공운수노조

이들은 이른바 ‘길바닥 까대기’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측은 당일 오전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택배물량을 용달에 맡겨 현장 노동자들에게 전달한다. 노동자가 물량을 받으려고 센터에 오간다. 이들이 맡는 배송물량이 줄 것을 염려해서다. 이탓에 소분작업은 센터가 아니라 ‘미트 포인트’, 즉 용달차와 각 팀이 만나는 도로 위에서 위험하게 이뤄진다. 노조는 위험한 근무관행을 없애기 위한 인력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부산센터를 대리점으로 외주화하는 정책도 완전히 철회하도록 사측에 요구한다.

DHL익스프레스 노동자들 “4월에 노조 띄웠지만 기본협약도 못해”

DHL익스프레스지부의 경우 사측과 제대로 된 교섭테이블에 앉지 못하고 있다. 노사는 실무교섭에 들어가기 앞서 기본협약을 정하는 교섭을 진행중이다. 회사는 지난 4월 노조 설립 이후 교섭을 저녁 6시 이후, 회사 밖 용산역에서 여는 안을 고수해왔다. 공공운수노조 이경호 조직국장은 “여러 회사를 봤지만 저녁에 사업장 밖에서 교섭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며 “사측이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기본협약이 정해지지 않은 탓에 실무교섭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들은 성실교섭을 촉구하기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13일까지 진행한다.

▲UPS코리아는 자사 홈페이지에 파업으로 인한 물량 지연 관련 공지사항을 띄웠다. 사진=UPS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UPS코리아는 자사 홈페이지에 파업으로 인한 물량 지연 관련 공지사항을 띄웠다. 사진=UPS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한편 UPS코리아는 5~7일 파업에 앞서 오히려 비행기 해외물량 스케줄을 취소했다. 노조 파업 때문에 취소한다는 공지사항을 띄우고 대체인력도 투입했다. 이에 공공운수노조는 “전체 조합원은 5일에 정상출근했는데도 파업 탓이라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노조와 교섭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대체인력 투입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UPS지부는 13일까지 전면파업을 이어간다. DHL익스프레스지부도 쟁의행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미디어오늘은 UPS코리아에 파업과 관련한 입장을 묻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DHL코리아에도 이메일로 입장을 물었으나 현재까지 답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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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12-11 21:01:17
개인적으로 노동자들의 합법적인 파업을 지지한다. 그런데 요즘 유형을 보면 대부분 특수고용노동자다. 이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지 바로 보여준다. 파업으로 노동안전을 쟁취할 수는 있겠지만, 나중에 정권이 바뀌면 회사내규를 바꾸거나 아예 시행령으로 노동법을 개정하려고 할 수 있다. 가장 안전한 것은 노동법을 국회를 통해 새로운 항목을 추가하는 것이고(노동법 범위확장), 두 번째는 새로운 특수고용노동자법을 입법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시행령으로 고치는 것인데, 이건 정부가 바뀌면 쉽게 변할 수 있다. 난 언제나 노동자들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자기의 권리를 잘 알아야 한다고 본다. 합법적으로 투쟁하려면 국회의원을 잘 뽑아 노동자들의 기본권리를 향상하는 것이 가장 좋다(ex 헌법 33조 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