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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택 선관위원 내정, 반올림 산재인정·동아투위엔 면죄부
이승택 선관위원 내정, 반올림 산재인정·동아투위엔 면죄부
문 대통령 오늘 내정,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행정1부 재판장때 메르스 국가책임 각하·산케이 지국장 출국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이승택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를 내정했다. 이 내정자는 지난 2014~2015년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로 있을 때 주목받은 판결을 내렸다.

삼성반도체 백혈병 희생자 산재 인정 판결 등 전향적인 노동 판결을 했다는 평가와 함께 동아일보 강제해직사건(동아투위 사건)의 경우 동아일보에 면죄부를 주는 판결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내정자는 메르스 국가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도 각하 결정을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이승택 대륙아주 변호사를 내정했다며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 내정자에 “20여 년을 판사로 근무한 후 최근 변호사로 활동 중인 법조인”이라며 “판사 재직 시 업무처리 방식이 합리적이고, 사회적 이슈 관련 재판에서 외부 영향에 흔들림 없이 오직 법리에 따라 판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 내정자는 1964년생으로 동국대 사대부고, 연세대 법학과를 나와 32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공군법무관,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창원지법 진주지원장을 역임한 뒤 법복을 벗었다. 현재는 국내 로펌 순위 10위 권에 드는 법무법인 대륙아주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다.

이 내정자는 삼성노조와 삼성 백혈병 등 노동 관련 진일보한 결정을 했다. 이 내정자가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 재판장(부장판사)였던 지난 2013년 10월18일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김경미씨의 유가족이 제기한 사건에서 산업재해를 인정했다. 특히 당시 판결은 작업장 환경의 유해성에 따른 백혈병과 인과관계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이전의 판결과에 비해 큰 진전이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승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내정자. 사진=청와대
▲이승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내정자. 사진=청와대

이 내정자가 부장판사였던 같은 재판부는 그해 10월3일엔 삼성에버랜드 직원이 회사 임직원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이유로 당한 정직처분이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 직원이 노조설립을 준비하면서 조합 가입을 권유하기 위해 임직원 개인정보를 빼내 외부에서 이들에게 이메일을 전송했다. 재판부는 “회사의 감시나 방해를 받지 않고 연락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사내 전산망의 개인정보로 전송할 필요가 있던 것으로 보이며, 이런 행위는 단결권 행사로써 정보보호규정과 윤리강령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재판부는 그해 11월20일엔 KT의 자회사가 집회를 주도한 사원을 해고한 사건도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이승택 부장판사)는 케이티스가 “노조 사무국장 최광일씨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는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 재판부는 2014년 1월20일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다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돌연사한 직원에게도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는 판결을 했다.

다만 이 내정자가 있던 해당 행정법원 재판부는 박근혜 정권 시절 몇몇 민감한 사건 결정에서는 정부와 기득권 논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이승택 부장판사)는 2015년 2월1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당일 7시간의 행적 의문을 제기했다가 명예훼손으로 기소된 가또 다쯔야 산케이신문 전 지국장이 출국정지 연장을 정지해달라고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신청인이 일본으로 출국할 경우 형사재판의 출석을 담보할 수 없는 등 공공복리에 미칠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승택 내정자의 이 재판부는 지난 2014년 4월 이른바 ‘동아일보 강제해직 사건’(동아투위)의 국가 책임을 인정한 진실화해위 판단을 취소하는 결정까지 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진상조사위원회가 2008년 동아투위 사건을 “국가는 동아일보사와 언론인들을 탄압, 언론인들을 강제 해임시켰고 동아일보사는 정부 압력에 굴복했다”고 국가와 동아일보에 사과 등을 권고했다. 동아일보가 이에 불복해 취소소송을 제기했으나 1,2심에서 패소했다. 그러나 돌연 대법원이 이를 행정처분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돌고돌아 행정법원으로 온 이 사건을 두고 이승택 내정자의 재판부는 “정권의 요구대로 언론인을 해고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진실화해위 결정을 취소했다. 이후 항소심재판부와 대법원까지 이를 받아들여 동아일보와 박정희 유신정권에 또다시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밖에도 이 재판부는 2015년 11월6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을 막지 못한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부작위 위법확인’ 소송을 각하 결정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메르스 직접 피해자가 아니라 원고 적격이 없으며 피고 역시 대한민국이 아닌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청와대가 발표한 이 내정자의 프로필이다.

□ 인사 브리핑(내정)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 이승택 (李承垞, Lee Seung Taeg), 1964년생)
【 학 력 】
- 동국대 사대부고 - 연세대 법학과 - 연세대 법학 석사
【 경 력 】
-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現) - 창원지법 진주지원장 -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 대법원 재판연구관 - 공군법무관 - 제32회 사법시험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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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20-02-17 19:27:03
이번 인사를 떠나, 우리나라에서 법관탄핵이 한번 이뤄진다면 판사들이 정신 똑바로 차리고 판결할 텐데. 아쉽다. 21회 국회에서 양승태 사법 농단 판사 중에 헌법 위반한 판사가 꼭 탄핵당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