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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물은 ‘야동’이 아니다”
“디지털 성범죄물은 ‘야동’이 아니다”
사단법인 오픈넷 “‘불법 촬영물’·‘아동 성착취물’, 음란물과 구분하고 처벌 질적으로 달라야…국민의 법 감정 반영한 양형기준 신설하자”  

디지털 성범죄의 강력한 처벌을 위해 음란물과 디지털 성범죄물의 명확한 구분과 함께 디지털 성범죄물 양형기준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6일 논평을 통해 최근 불거진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과 관련, “정치인들은 발 빠르게 해법이라며 성폭력처벌법, 정보통신망법, 청소년성보호법 등 관련 법 개정안을 내놓았지만 조주빈의 범죄행위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국회가 정보통신망법과 형법상 음란물 관련 규정을 재정비해 음란물과 디지털 성범죄물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사법부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신설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아동성착취영상물대응TF가 2018년 11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미성년자 음란물을 제작하고 소지한 혐의가 적용된 재판 150여건을 분석한 결과, 실형을 선고받은 건은 30여건으로 20%에 불과했다. 대부분 징역 6개월 또는 징역 1~2년이 많았다. 

해당 TF에서 활동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박예안 변호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대부분 실제로 아동을 강간했거나 폭행치사 등 다른 범죄까지 저질러 경합 된 경우가 많았다”며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죄 조항만 적용된다면 실제 형량은 더 낮았을 것”이라 밝혔다. 세계 최대 아동 음란물 사이트로 알려진 ‘웰컴투비디오’의 경우 아동 성착취 영상 유포로 불법 수익까지 챙겼는데 이곳 운영자였던 한국 남성의 형량은 1년 6개월에 불과했다.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오픈넷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반복적으로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지는 원인 중 하나는 디지털 성범죄물에 관대한 한국사회 문화 때문이다. 성범죄에 관대한 문화의 뿌리 중 일부는 음란물과 디지털 성범죄물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 형사법제에 있다”며 “‘불법 촬영물’, ‘아동 성착취물’은 촬영대상에 대해 끔찍한 피해를 끼치는 성범죄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피해자가 없는 음란물과는 구분돼야 하고 처벌도 질적으로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구분이 명확히 되었다면 n번방 사건을 ‘야동을 본 것 정도’로 생각하는 일각의 몰이해를 예방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픈넷은 “포르노그래피, 소위 ‘야동’은 대부분 음란물에 해당하지 않지만 엄격한 청소년유해매체물 규제에 의해 마치 불법 영상인 것처럼 삭제·차단되는 상황이 혼돈을 가중시키고, 심지어 디지털 성범죄물도 ‘야동’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 뒤 “강요·협박·강간·아동성착취·불법촬영 등 범죄행위의 결과인 디지털 성범죄물 관련 조항을 신설 및 강화하고, 아동청소년음란물은 ‘가상아동 음란물’과 ‘실존아동 성착취물’을 구분해 형벌을 달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넷은 “살인과 뇌물, 성범죄, 횡령·배임 등 20개 중요 범죄에 대해서는 양형기준이 수립되어 있지만, 아동 성착취물이나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은 아직 없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양형기준을 만든다고 하니 불행 중 다행이지만, 아동 성착취물과 디지털 성범죄물의 특수성과 국민의 법 감정을 잘 반영해 납득이 가는 수준으로 기준을 신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넷은 또한 “우리나라는 이미 플랫폼에게 불법정보 유통방지 의무를 과도하게 부과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실효성 없는 플랫폼 규제 신설은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픈넷은 “디지털 성범죄물만 100% 골라내는 기술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현행법이 규정하고 있는 기술적 조치는 키워드에 의한 필터링이나 동영상 해쉬값 기반 필터링인데 별로 효과적이지 못하다”며 “디지털 성범죄 신고가 들어오면 바로 차단·삭제하도록 플랫폼 사업자의 자율규제를 장려하고, 디지털 성범죄물의 피해자를 빨리 찾아서 구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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